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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필기가 일상이 된 이후에도,
책상 위에는 여전히 펜이 놓여 있다.
아이패드와 노트 앱 사이에서
이상하게도 가장 자주 손이 가는 것은 라미다.
디지털 필기 시대에
우리는 왜 아직도 라미를 사랑하는가

스마트폰의 메모 앱은
경이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터치 한 번으로 음성이 텍스트가 되고
찰나의 생각은
즉각적인 디지털 데이터로 치환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의 책상 위에는 여전히
펜 한 자루가 놓여 있다.
단순히 정보를 '입력'하는 것과
생각을 '기술(記述)'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전혀 다른 영역이기 때문이다.
특히 만년필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생각을 정돈하는 리듬이자
손끝에서 시작되는
가장 직접적인 창조의 경험이다.

수많은 만년필 중에서도 저자는
라미(LAMY)를 첫손에 꼽는다.
잃어버릴까 노심초사 해야하는
고가의 몽블랑보다
모던한 디자인과 경쾌한 필기감의
라미와 늘 함께하며
기록의 즐거움을 누린다.
빠른 디지털의 속도 사이에서
나만의 호흡을 지켜내는 선택,
그것이 우리가 라미를 사용하는 이유이다.
Archive Body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
바우하우스 철학의 계승
라미의 역사는
1930년 독일 하이델베르크에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아는 '라미다움'은
1952년 'LAMY 27'의 혁신,
그리고 바우하우스 철학의
수용과 함께 정립되었다.
라미의 핵심 가치는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
(Form follows function)'에 있다.
화려한 장식으로 가치를 증명하려 애쓰지 않고
대신 기능이 곧 형태와 디자인이 되는
정직한 길을 택했다.
외부 디자이너들과의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기능과 심미성의 균형점을 찾아내는 고집.
이 견고한 철학이 라미를
아날로그 문구 문화의 선도자로 만들었다.

사파리,
아이들의 즐거움에서 어른의 취향으로
1980년 첫선을 보인 '사파리(Safari)' 컬렉션은
흥미로운 탄생 배경을 갖고 있다.
본래 어린 학생들에게 필기의 스트레스가 아닌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개발된 제품이다.
견고한 ABS 플라스틱 바디,
잉크 잔량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윈도우,
그리고 라미의 상징이 된 커다란 클립.
10년 전 학창시절부터 쓰던 라미를
성인이 되어서도 애용하는 MZ 세대들을 보면
사파리는 시대를 관통하는
성공 모델임이 분명하다.

잃어버려도 괜찮은,
하지만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펜을 자주 잃어버리는 사람들에게
값비싼 몽블랑은 때로는 심리적 부담을 준다.
반면 라미는 합리적인 가격대와
독일 제품 특유의 내구성,
현대적인 디자인을 모두 갖추고 있다.
부담 없이 가방에 꽂아 넣고
어디든 동행할 수 있는 실용성.
아이러니하게도 그 탁월한 실용성 때문에
우리는 라미를 더욱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애착 도구'로 여기게 된다.
10 Years Later
10년 뒤의 라미
《KOLLECTION》 발간 이후 10년이 흘렀지만,
라미의 위상은 더욱 견고해졌다.
여전히 '국민 만년필'의 자리를 지키면서도,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를
영리하게 넘나들고 있다.


지난 2025년, 라미는
클래식한 사파리의 원형을 유지하면서도
디지털 필기가 가능한 스마트 펜,
'사파리 노트 플러스' 시리즈를 선보였다.
종이 위의 아날로그적 질감을
태블릿 위로 정교하게 옮겨온 것.


또한 매년 발표되는 스페셜 컬러와
해리포터 콜라보레이션 등의 에디션은
문구를 단순한 소모품이 아닌
'컬렉터블 아이템'으로 격상시키고 있다.
바우하우스의 철학을 지키면서도
시대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법을,
라미는 몸소 보여주고 있다.
Brand Info
| Brand Name | 라미 LAMY |
| Category | 필기구 |
| Place of Origin | 독일 하이델베르크 |
| Established In | 1930년 |
| Brand Highlights | - 바우하우스 철학 기반의 기능주의 디자인 -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의 협업 시스템 - 사파리(Safari) 등 타임리스 모델 보유 |
| Official Website | www.lamy.com |
From the Book

이 브랜드는
《KOLLECTION》(2015)에 수록된
롱 라이프 브랜드 아카이브 중 하나다.
장기간의 실제 사용 경험과
브랜드 스페셜리스트로서의 판단을 바탕으로
‘평생 쓰는 브랜드’로 선별되었다.
Book Info
■ 도서명 : KOLLECTION
■ 저자 : 김지영
■ 출간 : 2015년
■ 콘셉트 : 롱 라이프 브랜드 아카이브
《KOLLECTION》 도서 정보 및 구매 바로가기
Archive Note
10년이 지나도 좋은 펜은 여전히 라미이고
우리는 여전히 무언가를 적으며
생각을 완성한다.
라미가 사랑받는 이유는
화려함 때문이 아니라
'쓰는 즐거움'이라는 본질을
단 한 번도 타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Editor | CO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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